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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팡구 상인들

미츠비시중공업, 스페이스제트 개발동결, MRJ사업의 끝인가..

기계산업에 있어서 최고의 꽃은 항공기, 그 중에서도 민항기입니다. 흔히 말하는 여객기이죠.

대표적인 이동수단인 2륜차(오토바이), 4륜차, 철도, 선박, 항공기 중에서, 전세계에서 오토바이, 자동차, 기차를 자체적으로 만들 수 있는 국가들은 굉장히 많습니다. 선박도 고부가가치선을 제외한다면, 벌크선이나 컨테이너선같은 일반선박은 많은 국가들이 생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독자적으로 항공기를 제작할 수 있는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브라질, 캐나다, 러시아, 일본, 중국 정도 일 거 같습니다. 하지만, 항공기 중에서도 전투기가 아닌, 민간항공기를 제작할 수 있는(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보잉), 프랑스(에어버스), 브라질(엠브라에르), 캐나다(봄바르디에) 정도로 줄어듭니다.

2차 세계대전에서 제로센이라는 독자개발한 전투기를 가지고 진주만을 쑥대밭으로 만든 일본은 항공기제조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계 제조업에 있어서의 블루오션인 민간항공기의 독자개발을 오랫동안 염원해 왔는데, 지난 3,40년간 미국 항공기업들(보잉, GE, 등등)과의 관계형성(기술이전, 하청, 유지보수)을 통해 지속적으로 기술확보(라고 쓰고 카P)에 힘써 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두둥.

일본이 드디어 칼을 뽑아들었습니다. 미츠비시중공업(이라쓰고 일본정부)이 2008년에 소형민항기(Single aisle = narrow body aircraft) 독자개발 및 양산을 발표했습니다. MRJ(Mitsubishi Regional Jet)라고 명명한 항공기 개발에 착수한 이후, 수백대의 선주문을 받았습니다.

출처 : 미츠비시중공업

그런데, 처음 2011년으로 계획했던 첫 시험비행이 몇 차례 연기되어 1년, 2년 늦어지더니, 2,3년전?에는 후속 시험비행에서 문제가 재차 발견되어 양산가능시기는 안개속에 묻혀버렸습니다.

개발 일정의 연기와 장기화에 따라, 투입되는 개발비용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서 미츠비시중공업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 되어 갔습니다.(투입된 개발비만 대략 10조원에 육박...)

급기야 작년10월에 미츠비시중공업은 항공기개발의 공식적인 중지를 발표했습니다. 사실 저는 같은 아시아인(후발주자)로서, 일본이 미국과 유럽이 독점하고 있는 항공기 시장 진입에 성공하는 케이스를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일본이 가능한 일이라면 한국도 언제가 가능했었던 수 많은 전례가 있으니까요.(오토바이, 자동차, 선박, 전자, 반도체,...)

아쉽게도 아시아국가의 항공기 제조는 최종적으로 실패로 끝나게 되었습니다.

출처 : 닛케이테크

본업에 충실, '꿈'과 '현실'의 갭을 보았다

미츠비시 중공업은 코로나로 혹독한 경제환경하에서 우선 생존에 집중하기로 합니다. 막대한 적자를 감당하면서 신규개발에 전념하기에는 재무적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에, 캐쉬가 들어오는 '본업'에 충실하자는 것이죠.

그간 캐쉬카우 역할을 해왔던, 주력사업(발전, 가스터빈, 터보차저)의 수익성이 악화되어, 그룹의 재무건전성은 취약해져, 10%가 넘었던 EBITDA는 6%대까지 낮아져 있습니다. 미래의 먹거리를 위한 투자를 생각하기에는, 당장 먹고살 걱정이 큰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이 남의 일이 아닌 것이 문제입니다.

한국의 현재 먹거리, 미래의 먹거리는 무엇일까요.. 과연 그린뉴딜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