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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긴급사태선언 다시 검토..

지팡구의 무역상인 2021. 1. 7. 19:27

코로나 1차 웨이브시기인 지난해 4월부터 약 2개월간 일본정부는 1차 긴급사태선언을 내렸습니다. 당시, 거의 모든 기업들이 재택근무 혹은 휴업을 실시했었고, 거의 모든 상점과 공공시설들이 휴업에 들어갔습니다. 최소한의 기능을 제외한, 사실상 사회의 모든 기능이 정지됐었습니다.

출처 : 페이지

유례가 없었던 락다운에 거의 대부분의 일본국민들이 패닉에 빠졌었지만, 이후 몇주가 지나자 사람들은 뉴노멀에 적응했습니다. 일본기업의 상징과도 같던 경직적인 조직과 근무환경에 익숙해져 있던 일본인들은, 재택근무와 유연근무를 통해 자유의 맛?을 보고 거의 반해버리다시피 했습니다. 자의가 아닌 타의에 강제된 것이지만, 일본도 미국처럼 유연한 근무환경을 적용할 때가 되었다는 결과론적인 평가(라고 쓰고 정신승리)들도 많았습니다.

이번에 다시금 검토중인 2차 긴급사태선언은, 1차선언과는 달리 그야말로 선언적인 의미가 강한 조치입니다. 현재 상태(한국의 2단계조치와 흡사합니다.)와 다른 것은 음식점의 영업시간을 저녁8시로 단축하는 것만이 다른 정도이니까요. 사실 한국의 2.5단계에 비하면 긴급사태라고 명명하는 것조차 어색한 내용입니다.

다만, 하루 확진자가 5천명씩 나오는 현상황(일본인구가 한국의 2.5배 정도 되는 것을 잊으시면 안됩니다...)을 고려할 때, 국민들을 향한 의식화, 및 재의식화가 목적이 되겠습니다.

한국은 자영업자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거나 단체행동의 조짐을 보이고, 헌법소원(생존권보장..)을 움직임까지 나타나자 제한조치의 재검토에 들어간다고 하는데요.

그러면 이번 2차 긴급사태선언으로 나타날 효과와 영향을 어떨까요.

출처 : 뉴시스

음식점 영업시간 단축으로 GDP 1.4조엔 감소예상

그 음식점 영업시간 단축이 긴급조치로 언급되는 것은 사실 뜬금포는 아니고, 그간의 감염경로 통계에 다른 핀셋대응조치입니다. 이제까지 일본에서의 주된 감염경로는 직장인 아버지의 회식자리 였습니다. 가족간 감염이 제일 많았는데 1차 감염은 아버지들이 었습니다. 집밖에서 바이러스를 가지고 들어온 것이죠.

그리고 그 아버지들의 1차 감염장소는 음식점들이었습니다. 코로나 와중에 굳이 음식점을 간 이유는, 아시아인들 특유의 회식문화입니다. 이제까지 일본 정부는 코로나 대책으로 3밀금지(밀집, 밀착, 밀폐)를 구호로, 이에 맞추어서 보조금지급(당근)이나 과태로부과(채찍)와 같은 행정조치을 실시해 왔었습니다. 그런데 이 3밀이 온전하게 유지되는 것이 (좁은 일본식) 음식점입니다. 한국의 이자카야난 로바다야끼집을 떠 올려보시면 됩니다.

하여, 뜬금없이 긴급조치안으로서 음식점의 영업시간단축(저녁8시)이라는 핀셋 대응책이 나온 것입니다. 헬스장 사장님의 극단적 선택의 사례에서 드러나듯이, 한국정부의 무차별적 제재조치에 비하여, 이런 핀셋대응이 가능한 일본 정부의 분석력과 결단력이 부럽게 느껴집니다.

일본 정부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조치로 인한 영향은 GDP1.4조엔 (약 15조원), 연간 GDP대비 0.3% 감소로 예측됩니다. 작년 코로나사태의 경험치(통계)에 비추어 분석한 것인데, 설득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1.4조엔 감사는 7만5천명의 실업이라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합니다.

출처 : 내각부/총무성, 실질GDP와 실업률의 관계

무시할 수 없는 Go To 캠페인정지의 영향, GDP 1.6조엔 감소예상

음식점 영업시간 단축과 함께 거론되고 있는 것이 Go To캠페인의 일시정지입니다. Go To캠페인은, 지난해 9월 이후로 일본정부가 실시한 코로나 지원책(이라 쓰고 경기부양책)으로서, 숙박시설이나 음식점을 방문할 시 최대 50%까지 정부가 비용을 지원하는 정책입니다. 한국정부가 쿠폰을 발행한 것처럼, 일본 정부는 영업점들에게 구매금액의 50%를 현금을 지원했으니, 그야말로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시책이었습니다.

출처 : NHK

일본 정부는 앞으로도 기본적으로는 경기부양책을 지속할 것을 천명하고 있고, Go To도 지속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코로나 3파의 파고가 사그라들 때까지는 잠시 숨고르기를 하자는 생각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 시책이 정지될 경우, 여행업계와 요식업계는 심대한 타격을 입게 됩니다. 사실, 일본은 수출이 아닌 내수로 돌아가는 나라입니다. 수출비중은 20%가 되지 않죠. 그리고, 내수의 대부분은 소비인데 소비는 먹고, 자고, 입는 것이니, 온 국민이 최소한의 의식주만 추구하게 된다면, 서비스 산업이 붕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원래 자영업자들의 지옥인 한국에서는, 자영업자들은 각자도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많은 사람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더라도 개인의 문제로 쉬쉬 넘어갑니다.

하지만 전체주의적 사고가 강한 일본에서는, 내수산업의 근간이 흔들리는 상황을 개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넘어갈 수가 없기 때문에 Go To캠페인과 같은 혜자스러운 정책이 실시될 수 있었던 겁니다.

따라서, Go To캠페인의 일시정지는 단순한 지원책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대단히 심각한 조치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