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팡구 상인들

토시바, 「그린뉴딜」로 매출 6500억 달성 목표

지팡구의 무역상인 2021. 1. 6. 15:50

정부는 얼마전 대대적으로 그린뉴딜에 대한 홍보에 열을 올렸습니다. 시중은행들과 대기업들을 모아놓고, 그린뉴딜 관련 펀드를 조성하고, 정부지원을 통해 해당 산업을 적극 육성하여 향후 먹거리 산업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표현하였습니다.

출처 : 청와대 홈페이지

그린뉴딜은 2019년에 미국에서 먼저 제창된 개념(용어?)인데, 언제나처럼 미국의 경제공동체인 세계각국(a.k.a. 한국과 일본 정부)은 노선에 호응하는 적극적인 움직임들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와 마찬가지로, 일본 정부도 대대적으로 그린뉴딜정책(이라 쓰고 적극적 재정완화정책)을 펼칠 것을 공언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산업인프라 기업들(예컨대, 히타치, 토시바, 미츠비시중공업)등도 이에 발 맞추어 관련 포트폴리오 강화와 육성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들 기업들에게 그린뉴딜 관련 산업이 새로울 것은 없습니다. 화석에너지에서 탈피하여 천연에너지원, 무공해 발전으로 이행해야 한다는, 오래된 이데올로기인 탈탄소정책은 이미 수십년도 더 된 것이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수반되는, 각종 발전설비(지열, 풍력, 해상풍력, 태양광, 태양열, 조력 등등)들은 이들 기업체들에서는 이미 실용화된지 수십년이 된 기술들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뉴딜이라는 것은 정부주도로 경기를 부양하겠다(= 돈을 풀겠다)라는 의미로, 물들어 올 때 노 젓는다고, 기업들 입장에서는 돈이 풀리는 쪽으로 경영의 방향타를 돌리는 것이 순리이지요.

토시바는 몇 해 전 핵심이자 알짜 사업인 반도체사업부를 매각해야 했습니다. 승자의 저주와 같은 웨스팅하우스 인수와 이후의 원자력사업 누적 적자의 확대로, 기업의 근간과 같은 사업을 내놓아야 했었던 토시바는 그룹의 존망이 위태로운 상태였습니다.

일반적인 한국인들에게 토시바는 노트북업체 정도의 이미지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토시바는 히타차와 함께 일본 중전(중공업+전기)업계의 핵심이며, 일본 인프라산업을 지탱해 온 기업입니다. 또한, 반도체를 개발한 원천기술 기업으로서, 말하자면 삼성전자의 할아버지 같은 포지션을 가지고 있는 일본의 자존심이었습니다. 그런 토시바가 무너지고, 반도체 사업이 해외로 넘어가네 마네 하는 상황 보고 있는 일본인들에게는 크나큰 고통이었을 것입니다. (토시바에서 오랬동안 마케팅을 담당했던 분에게 들었습니다만, 일이 터지기 전부터 핵심인력의 유출이 시작되고 있었고, 구성원들의 자존심은 상당히 스크랫치가 나기 시작했다고...)

출처 : 하이닉스뉴스룸

(참고로 토시바는 정부의 개입으로 반도체 사업을 완전매각하지는 않았습니다. 한미일 컨소시엄에 매각하면서 일본쪽 우호지분이 50.1%로 경영권을 남겼기 때문입니다.대신 대대적인 구조조정(이라쓰고 숙청)이 이뤄졌습니다.)

그런 토시바에게 이번 그린뉴딜은 최고의 찬스인 것입니다.

이번에 토시바의 쿠루마타니 사장은, 디지털화와 친환경을 미래 주력사업으로 천명하였습니다.

출처 : 동양경제

쿠루마타니 회장은 원래 미쓰이 스미토모 은행 출신입니다. 동행의 부행장을 거쳐 영국계 PE인 CVC의 아시아대표를 맡고 있던 중, 외부수혈 인사로서 토시바 대표로 부임한 인물입니다. GE의 잭웰치가 재건을 위해 맡았던 역할을 하기 위해 위부에서 영입된 인사인 것이지요.

2018년 부임이후, 예상과 기대에 부합하여,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실행합니다. 가전 사업과 원자력사업(웨스팅하우스 포함)의 매각, 반도체 자회사엔 토시바메모리의 매각 등을 일사천리로 이뤄내며, 수조엔을 현금화하고 적자를 해소하여 재무체질을 극단적으로 개선하였습니다. 1년전만해도 수천억엔 적자기업을 2019년 결산에서는 1304억엔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을 이뤄냈습니다.

이런 재건과정에서 토시바의 주력이던, 원자력사업의 매각, 수력/화력사업 축소, LNG사업매각을 단행하여, 그야말로 탈탄소/그린 뉴딜의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편승하는 움직임을 보여주었습니다.

토시바의 2020년 매출액 목표는 4조엔입니다. 쿠루마타니 회장은 이를 위해 수천억엔 규모의 M&A를 적극 검토중(이라쓰고 계획중)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은행, PE출신인 그가 어떤 작품(이라쓰고 작전)을 계획하고 있는지 상당히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인프라 관련 기업이 합볍의 대상이라고 예측되는 부분입니다.

쿠루마타니 회장은 2021년에 디지털뉴질과 그린뉴딜이 전세계적으로 본격화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다보스포럼에 다녀왔는지가 궁금하네요...) 그린뉴딜 관련 인프라 투자액이 2030년까지 80조엔(약900조원)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토시바는 그린뉴딜부문에서 2030년 6500억엔 매출달성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밝혔습니다.(확실히 한국보다는 시장 사이즈가 큽니다.. 부럽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기계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분들(저를 포함)께서는 향후 수년간은 그린뉴딜 관련하여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지 않을까 조심스레(정권이 바뀔 수 있습니다.) 예측해 봅니다.